20201024 가을은 왔다
2020.10.25
가을은 왔다. 안 올 것 같은 가을이 왔다. 올해 날씨가 유독 이상하긴 했지만 9월은 더더욱이 그 정도가 심했다. 60일이 훌쩍 넘는 장마가 끝난 후 우리가 맞이한 가을은 찬 바람이 무섭게 몰아치는 한 자릿수 온도였다. 나는 장마가 끝난 그다음 날 새벽의 공기를 가르고 스쿠터로 출근을 하다가 도저히 운전할 수가 없어서 중간에 그것을 새웠다. 그리고 그날 점심 코엑스에 발열 속옷을 맡겨놓은 사람처럼 그것을 사러 갔다. 얼마나 날씨가 이상했는지 경상도 지역에는 10월에 벚꽃이 폈단다. "도깨비가 기분이라도 좋았던 걸까?"라는 낭만적인 생각을 하기에는 올해는 그냥 이상했다. 도깨비 따위는 없고 코로나가 전 세계를 뒤덮은 이 이상한 한해는 그렇게 한 해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봄을, 그들의 눈물로 가득 찬 여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