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19 필젠에서 필스너우르켈 공장 투어하기
체코를 온 목적 중 하나, 아니 전부가 맥주 때문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필스너 우르켈 맥주가 바로 체코에서 생산되기 때문입니다.
필젠으로 향하는 기차에 오릅니다. 필젠은 기차로 대략 한시간 조금 넘는 거리에 위치해있습니다.
제 유레일 티켓은 1등석이기에 사진과 같은 좌석에 앉아갔습니다. 평일이기도 했거니와
출퇴근시간이 아니여서 더더욱 사람이 없었네요.
한시간정도를 달려 필젠에 도착했습니다. 기차역은 그리 크지않고 동네의 작은 기차역 같이 생겼습니다.
기차역을 나오니 맥주공장 투어의 간판이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투어를 하기까지에는 시간이 조금 남아 동네를 한바퀴 돌아봤습니다.
유럽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트램, 하지만 이쁘장한 노란색의 그것이 저를 환영합니다.
목요일인데 성당에서 결혼식하고 있었습니다.
단체사진을 찍는 문화는 굳이 한국의 것은 아닌가 봅니다 :)
사진을 찍히는 신부와 신랑 그리고 친척분들의 표정이 마냥 밝습니다.
이쁜 빨간색의 비틀이 축포(?)로 클락션을 울립니다.
맨 처음에는 어디서 끊임없는 클략션이 울려서 누가 교통을 방해하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저 4대의 자동차들이 동네를 한바퀴 돌면서
열심히 클락션을 울리고 있었습니다.
커플처럼 보이는 다른 이들도 드레스를 입고 거리를 활보합니다.
저들도 그날 사랑의 서약을 하는 날이었을까요? 성당으로 향하는 그들의 발걸음이 흥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마을이 참 조용하고 편안하니 참 좋았습니다 :)
점심시간을 조금 넘겨 늦은 점심을 먹으러 레스토랑으로 향했습니다.
시원한 라거맥주 한잔과 패티를 더블로 한 햄버거를 시킵니다.
체코는 확실히 다른 유럽국가보다 물가가 저렴합니다. 사진처럼 주문을 했는데 1만원이 조금 넘었습니다.
제 인생 햄버거를 여기서 먹었습니다.
홍대에도 유명한 수제버거집이 있는데 여기가 훨씬 더 맛있고 저렴했네요 :)
점심을 먹고 필젠에서의 작은 여유를 느끼고 나니 공장 투어를 할 시간에 가까워졌습니다.
계산을하고 기분이 좋게 잔돈을 팁으로 준 후 공장으로 향합니다.
붉은색의 실링 스탬프가 매력적인 입구에서 사진을 한 장 찍어봅니다. ㅎㅎ
대략 1만원정도 하는 티켓. 일본 아사히 공장은 무료였는데 여기는 돈을 받네요.
그래도 그 투어 퀄리티는 아사히 공장의 그것과 넘사벽으로 차이가 났습니다 ㅎㅎ
이게 무슨 서류인지는 까먹었네요 -_-;;;
레시피같이 되게 중요한 서류였었는데 잘 기억이 나질않습니다.
예전에 사용했던 공장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전시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하네요.
오늘 저희가 투어 할 곳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버스를 타고 신식 공장으로 이동합니다.
공장의 시설을 보여주는 안내도입니다.
투어를 한지 꽤나 오래되어서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_-) 왼쪽 아래는 캔맥주를 생산하는 곳이고
그 오른쪽으로는 병맥주를 생산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옆은 병맥주를 세척하는 곳이구요.
일본의 공장투어와는 다르게 사진 촬영이 허가되었습니다.
그만큼 자부심이 있는 것일까요? ㅎㅎ 아니면 아사히에게 인수되어서(-_-) 공장 시설을 보여주어도 상관이 없다 생각하는 것 일까요.
아마 자부심이겠지요. ㅎㅎ 제가 방문한 날의 공장은 매우 열심히 가동되고 있었습니다.
열심히 세척되어서 재사용되는 유리병들과 새롭게 만들어져서 레일을 따라 돌고있는 맥주뚜껑들.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시간이 조금 남아 주변의 것들을 찍었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트럭을 이용해서 맥주를 배달했다고 하더군요.
더 예전에는 이런 마차를 이용했겠지요 ㅎㅎㅎ
이런 오크통에서 맥주를 따라마시면 그 맥주는 얼마나 맛있을까요?
상상만해도 시원해집니다.
http://www.alamy.com/stock-photo-one-of-the-biggest-passenger-elevator-in-europe-72-persons-in-pilsner-102071963.html
홍보관을 가기위해 엘리베이터에 올랐습니다. 그 크기가 어마어마한데 체코에서 가장 큰 엘레베이터라고 하네요.
유럽에서도 가장 큰 것 중 하나라고 합니다. 무려 72명이 탈 수 있고 혹은 36명의 비어마스터가 탈 수 있다고 가이드가 말합니다. ㅋㅋㅋㅋㅋ
가로로 무지막지하게 긴 스크린으로 홍보영상을 틀어주었습니다.
필스너우르켈이 세계에 얼마나 많이 퍼져있는지에 대한 영상이었습니다. 영상을 보고 있자니 어서 맥주를 마시고 싶어졌습니다.
필스너 우르켈은 지하수를 사용해서 맥주를 만든다고합니다.
그리고 체코에서 생산되는 홉을 이용하구요.
맥주를 생산하면서 아주 특이한 효소를 발견했다고합니다. 그리고 효소은행에 이것을 저장하고있는데요.
공장 전시관에 가면 저렇게 보관되어 있는 효소를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효소와는 어떻게 다른지는 가이드가 따로 설명해주지 않아서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보리와 홉과 물을 넣어서 끓이는 거대한 솥입니다. 투어에서 보여주는 솥들은 실제로 사용되는 것 같지는 않고
홍보용으로만 사용되는 것 같았습니다.
상당히 감각적으로 영상을 보여줍니다. 칠판과 분필같지만 실제로는 영상으로 맥주가 만들어지는 방법을 소개해줍니다.
어떻게 맥주가 만들어지는 지에대한 안내도입니다.
맥주를 끊이고 식히는 과정을 3번정도 반복하는 것이 필스너우르켈의 차별점이라고 가이드가 말합니다.
역대 Brew master의 초상화라고 합니다.
필스너우르켈의 제조방법은 오직 이 브루마스터만 안다고하네요.
그리고 지금의 필스너우르켈을 만드시는 CEO. ^^
이들은 이 자리까지 오르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요.
가이드가 초상화들을 보여주는데 그들이 얼마나 그들의 제품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디에서나 그렇겠지만 체코에서도 일을 할 때 술을 마시는 것은 불법이라고합니다.
하지만 맥주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brewing을 하는 것, 즉 맥주를 만드는 것이 업무이기 때문에
일을 하면서 맥주를 마셔도 불법이 아니라고 하네요. 그렇기에 일하는 직원들의 만족도가 그렇게 높다고 합니다 -ㅁ-b...
그 다음으로 맥주를 보관하는 지하로 이동합니다.
지하는 매우 춥고 습한데 추위에 예민하신 분들은 긴 팔을 꼭 가져가셔야합니다.
가이드가 맥주가 만들어지는 것을 설명합니다.
열심히 효소들이 뿜뿜거리며 맥주를 발표시키는 모습.
왼쪽의 LE는 맥주가 라거타입이라는 뜻입니다.
가운데는 그날 그날의 맥주의 온도를 체크하는데요. 신기하게도 매일매일 온도가 조금씩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H-2는 지금 오크통의 효소가 2번째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렸던, 필터링을 거치지 않은 맥주를 마시러 갑니다.
필터링을 거치지 않은 필스너우르켈 맥주는 오직 여기에서만 마실 수 있어서 정말 너무너무 설레였습니다.
저에게 맥주를 따라주시는 저 분의 뱃살이 얼마나 직업의 만족도가 높은지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ㅋㅋㅋ
확실히 오크통에서 바로 나와 필터링을 거치지 않아서 그런지, 평소에 먹었던 황금색의 필스너우르켈의 맥주와는 달랐습니다.
살면서 처음으로 그리고 마지막이 될 것 같은 이 생맥주는 일반적인 필스너와는 다른 탁한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교를 하자면 막걸리처럼 탁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할까요? 홉의 씁쓸한 맛이 입전체를 아우릅니다.
처음에 한 모금을 마셨을 때는 생각했던 것과는 다름에 깜짝 놀랐습니다. 상상했던 '맛있는' 맛은 아니였기 때문입니다.
맥주의 탄산이 식도를 건드리며 내려갔지만 홉의 쓸씁함은 입에 맴돌았기 때문입니다. 전반적인 느낌은 '쓰다'가 강했습니다.
하지만 필스너가 주는 깊은 보리와 홉의 향은 충분히 가지고있었습니다.
저와 같은 테이블을 사용했던 한 아버지의 아들은 "으 이 쓴거를 어떻게 먹어요~ㅠㅠ"라며 힘든 표정을 지었습니다.
너무나 귀여웠던 그 아이에게 저는 "나도 네 나이즈음엔 이걸 어떻게 먹을 수 있을까라며 생각했단다 ㅎㅎ"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제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라는 표정을 지은 그 귀여운 아이의 얼굴이 아직까지 제 머리속에 떠오릅니다.
지하 창고를 배경으로 다른 관광객에게 사진을 한장 부탁했습니다 ㅎㅎ
활짝 웃고있는걸 보니 제가 참 재밌게 투어를 즐겼나봅니다 ㅋㅋㅋㅋ
투어는 대략 2시간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일본의 아사히 공장과는 다르게 상당히 자세히 공장을 구경시켜주고 설명해주기에 1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저는 5만원이 든다고 할 지라도 한번 더 방문하고싶네요.
갈까말까 고민이신 분들은 꼭 필스너우르켈 공장투어를 신청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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