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학적 순환에 대한 상념
삶은 우연의 연속이고 각 개인의 인생은 삶을 해석하는 것에 있다고 믿는다.
다음 날 출근하기 위해 7시에 알람을 맞추는 행동은 내 의도가 담겨있다.
반면 7시가 되기 전에 눈을 뜨는 것 혹은 7시에 알람이 울리고 난 이후 "5분만 더 잘래."라고 늦장을 피는 것은
계획되지 않은 작은 우연이다. 그 누구도 "7시에 알람을 맞춰 그때 휴대폰이 울리면 일어나야 하지만 나는 그 알람을 듣고 3분 43초 뒤에 침대에서 일어날 것이다."라고 계획하는 이는 없다.
어쩌다 보니, 눈을 뜬 것이고 그때 침대 밖으로 몸을 일으킨 것이다. 그저 우연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필연은 단지 우리가 그렇게 믿고 싶어하는 허상이다.
누구를 만나는지, 몇 시에 만나는지, 무슨 대화를 할지 예상을 하고 혹은 계획하지만
미분된 '찰나의 연속'의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는 단지 우연이라는 강 위에 흐르는 작은 배와 다름없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우리는 사는 대로 살지 않는다.
오히려 우연을 통제하고 싶은 욕구로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려 노력한다.
다음날 몇 시에 일어날지 알람을 맞추는 행위로부터 우리 삶의 계획을 시작하는 것이다.
결국, 우연없는 필연은 존재할 수 없고 필연 없는 우연 또한 존재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인 것이다.
The hermeneutic circle (German: hermeneutischer Zirkel) describes the process of understanding a text hermeneutically. It refers to the idea that one's understanding of the text as a whole is established by reference to the individual parts and one's understanding of each individual part by reference to the whole. Neither the whole text nor any individual part can be understood without reference to one another, and hence, it is a circle. However, this circular character of interpretation does not make it impossible to interpret a text; rather, it stresses that the meaning of a text must be found within its cultural, historical, and literary context.
해석: 혹자가 본문 전체를 이해하는 것은 그 본문의 개별적인 부분을 이해하는 것과 관계가 있고 개별적인 부분을 이해하는 것은 본문 전체를 이해하는 것과 관계가 있다. 본문과 개별적인 부분이 서로를 참고할 수 없다면 이해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것은 순환한다.
p.s (누군가의 인생 전체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 인생의 부분 부분을 보아야 하고, 그 누군가의 부분(혹은 어떤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선 그 전체를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누군가를 손쉽게 판단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내가 지난 연애를 어떻게 했나.", "내가 지난 삶을 잘 살았나.", "내 인생에서 무슨 가치를 찾을 수 있을까?"
라는 정답 없는 질문에서 우리의 해석이 우연들을 관여한다.
같은 행위를 하고도 모두가 다른 의견을 가진다.
내 인생을 내가 해석해야 할 때도 내 수 많은 가치관과 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모습,
그 날의 기분에 따라 그 해석이 달라지는 것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했던 행동의 해석이 다양하더라도 그것이 이상한 것이 아닌 매우 정상적인 것이다.
애초에 내가 의도를 가지고 그 행위를 했지만, 그 행위 속에는 수많은 우연이 존재하고
그 우연들이 있어야 그 행위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했던 우연이기에 예상치 못하는 해석 또한 튀어나올 수밖에 없다.
삶은 우연한 연속이고 각 개인의 인생은 삶을 해석하는 것에 있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예상치 못할 미래를 두려워 할 일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단지 우리는 강물에 흐르는 작은 돛단배처럼 그 물살을 타고 우리가 갈 수 있는 만큼 가면 된다.
그 여정이 어땠는지는 그 이후에 해석할 문제다.
'토막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기록이 누군가에겐 정보가 되기를 바라며 (0) | 2020.12.07 |
---|---|
TV와 인터넷의 차이에서 오는 기성세대와 현세대의 차이에 다한 상념 (0) | 2020.12.02 |
20190716 하와이 동쪽 (0) | 2020.10.25 |
3.5mm 단자를 없앤 아이폰7. 무식하거나 혹은 비겁하거나 (0) | 2016.09.13 |
기어 아이콘X를 발표한 삼성. 언제까지 카피캣을 자초할 것인가. (0) | 2016.07.20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내 기록이 누군가에겐 정보가 되기를 바라며
내 기록이 누군가에겐 정보가 되기를 바라며
2020.12.07 -
TV와 인터넷의 차이에서 오는 기성세대와 현세대의 차이에 다한 상념
TV와 인터넷의 차이에서 오는 기성세대와 현세대의 차이에 다한 상념
2020.12.02 -
20190716 하와이 동쪽
20190716 하와이 동쪽
2020.10.25 -
3.5mm 단자를 없앤 아이폰7. 무식하거나 혹은 비겁하거나
3.5mm 단자를 없앤 아이폰7. 무식하거나 혹은 비겁하거나
2016.09.13